기침, 가래에 대한 한방요법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환자도 많아지고, 감기가 빨리 낫지 않아 기침, 가래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 될때는 감기가 아니라 병의 증상이 기관지나 폐쪽으로 전이된 것을 의미한다. 2주 이상의 기침, 가래에는 감기약을 복용하여도 잘 낫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계속될 때 의심해 볼 수 있는 병은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기관지천식, 폐기종, 결핵, 폐렴 및 폐의 종양, 농양, 기흉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X-선 촬영을 먼저하여 병의 증세를 판단한다. 종양이나 결핵의 소견, 폐렴의 소견이 없다면 기관지 계통의 질병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먼저 기관지염은 감기의 합병증으로 기침과 묽은 가래가 동반된다. 대개 아침에 가장 심하다. 인후부의 천명음과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개의 가벼운 기침이 여기에 해당된다.

기관지 확장증은 기관지벽의 탄력성이 소실되어 비가역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이다. 많은 양의 부패성객담, 전신쇠약, 권태, 발열이 지속되고 특히 객혈이 지속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심해지면 호흡곤란 및 만성폐쇄성 기도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자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 움직이게되면 확장된 기관지에 고여있는 가래가 나오게되고 기침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기관지 천식은 기관지의 과민성을 특징으로 여러자극에 의해 기도의 점막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기관지 평활근을 수축시켜서 발작적 기침, 가래, 호흡곤란, 천명을 유발한다. 우리주위 에서 많은 환자를 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발작적 기침, 씩씩거리는 숨소리 등을 들을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조치를 하여야 한다. 천식은 알레르기 질환의 과거력 및 가족력이있는 환자에게 발병율이 정상인에 비해 30%정도 높게 나타나 있다.

폐기종은 호흡을 담당하는 호흡 세기관지 주위가 파괴되어 세기관지가 약해지고 폐포의 기능이 저하 되어있는 상태이다. 호흡곤란이 주증상으로 먼저 운동시 호흡곤란을 느끼기 시작해서 진행되면 안정시에도 호흡이 곤란해진다. 경우에 따라 심한 체중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외 폐의 질환(결핵, 폐농양, 폐종양, 폐렴, 기흉)들은 기침, 가래, 호흡곤란을 동반하다. 이들 병에 있어서 기침, 가래는 병의 증상일뿐이며, 병의 원인을 제거해야 치료가 된다. 특히 호흡곤란(숨이참)이 병발될때는 병이 훨씬 깊어진 것을 의미한다.

한방치료면에 있어서 기침, 가래를 위주로 서술하고, 호흡곤란은 차후에 논하기로 한다. 폐(肺)는 글자에서 보는것처럼 인체(?)의 시장(市)이다. 공기의 호흡으로 인해 인체에 천기(天氣)를 공급한다. 폐는 숙강(肅降)기능을 담당 하는데, 이 숙강기능은 인체의 기를 상하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이숙강기능의 조절이 안되면 기침, 가래가 발생한다.

치료의 대법은 다음과 같다.기침은 가래의 유무를 판별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래는 기관지의 분비물로서 일정양은 연하작용에 의해 자연소실되나 기관지벽의 융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양은 가래로 남아있게 된다. 치법중 가래가 있을 경우는 가래를 제거하는 약을 먼저 사용한다. 그이후로 마른기침으로 가면 폐기능을 도와주는 윤폐(潤肺)기능의 약물을 사용하며, 마무리로 보폐(補肺)기능의 약을 사용하여 재발 방지 및 폐기능의 저하를 막는다. 자세한 치료는 다음과 같다.

첫째, 풍한해수(風寒咳嗽) : 감기와 같이 외부의 풍한(風寒)이 폐에 침입하여 발생한다. 기침을 하면 서 코도 막히고 목도 아프고 몸살기운도 동반된다. 감기에 준해 치료하며 패독산(敗毒散)이나 삼소음(蔘蘇飮)을 사용한다.

둘째, 풍열해수(風熱咳嗽) : 열성 감기의 형태로 기관지 내에 염증을 일으켜, 발열과 해수, 노란가래 등을 동반한다. 현대의학의 급성기관지염, 폐렴 등에 해당한다. 열을 꺼주고 기침을 멎게 하는 상국음(桑菊飮)계통을 사용한다.

셋째, 담음해수(痰飮咳嗽) : 치법의 대강에서 밝힌 듯이 담음(가래)의 제거가 중요한 요인인데, 가래를 제거하는 약물인 이진탕(二陳湯)계통에 행인,패모등을 가미한다. 몸이 냉한사람일 경우는 마황이 들어있는 소청룡탕(少靑龍湯)이 더 알맞은 처방이다.

넷째, 폐조해수(肺燥咳嗽) : 기관지나 폐의 진액이 마르고 건조해져서 기침이 발생한다, 가래는 전혀없다. 기침이 연속적이고 캘록캘록 소리가 난다. 감기 뒷 끝에 발생하는 마른기침이다. 감기 후유증이면 행소청기탕(杏蘇淸氣湯)을 사용하고 폐를 부드럽게 하고자 한다면 윤폐(潤肺)의 약물을 사용한다.

다섯째, 화수(火嗽) : 폐조해수의 단계를 넘어서 발작적이고 끊임없이 기침한다. 얼굴이 벌개지고 가래 없이 기관지가 찢어질 듯이 기침이 계속 난다. 경우에 따라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이는 기관지가 너무 건조하여서 급히 이를 부드럽게 하고 열을 꺼주는 맥문동탕(麥門冬湯)이나 청금강화탕(淸金降火湯)을 사용한다.

여섯째, 노수(勞嗽)또는 구수(久嗽) : 기침이 오래되어 체력의 저하와 기운없음을 동반한다. 폐기능의 전반적인 저하로 약간의 숨이 참도 있으며, 전신기능도 허약한 증상을 보인다. 저녁이나 아침에 온도가 떨어지면 기침을 특히 심하게 하며 추위도 많이 타게된다. 현대의학의 폐결핵이나 폐기종과 유사하다. 폐기능을 도와주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 윤폐의 약물을 추가한다.

일곱째, 기수(氣嗽) : 신경성 기침으로 목에 무엇이 걸린듯하여 억지로 기침을 한다, 흔히 헛기침과 유사하며 신경을 쓰면 더욱 심하고 밤에 잘때는 하지 않는다. 신경이 예민한 부인에 많으며 기의 소통을 원활히 해주는 사칠탕(四七湯)을 사용한다. 기침, 가래가 심하거나 증상이 있을때는 치료를 빨리하고 완화기나 증상이 없을때는 저항력을 기르고 폐를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구별하여 치료하나 약물을 2주이상 복용하여도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폐의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기침만을 증상으로 나타내는 폐의 여러질병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특히 담음해수 및 화수,노수,기수등의 특이한 개념이 많다. 이들은 이들 증상에 꼭맞을 경우 놀랄정도의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폐는 신장에서 영양공급을 받는다. 그래서 폐기능이 약해지면 신장기능을 도와 주어 오래된 기침을 치료하기도한다. 또 기침이 장기화될때는 사상체질을 감별하여 자기에게 맞는 체질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기침을 민간에서 배에 꿀이나 패모를 넣어서 삶아먹거나 하는데 이는 이붕고(梨崩膏)라고 하는 한약처방의 변형이다. 기침에는 백도라지(길경)를 삶아먹어도 낫는 경우가 종종있고 가래를 제거하는데는 은행이나 뽕나무뿌리(상백피)가 효과가 있기도 하다. 이러한 방법은 기침,가래의 초기에 시행해보고 2주이상에도 효과가 없으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하자.

기침은 무엇보다도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감기에 걸리지 않게 평소 저항력을 길러주어야 하며 감기에 걸리면 빨리 치료해야한다. 폐나 기관지는 건조한 것, 찬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적당한 습도 나 냉기를 피하는것도 중요하다. 또 기관지병은 먼지나, 털, 자극성 가스에 악화되거나 심해지므로 환경적 요인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